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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내 먹지 않을 고기는 냉동한 번 녹인 식품은 재냉동 금물

건강보건협회 20-06-11 15:20 16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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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식품 보관·조리법

6월부터는 기온이 오르면서 식품 관리에 신경 써야 할 시기다. 생각보다 빨리 식재료가 무르거나 조리된 음식이 상하기 십상이다. 자칫 식품 관리에 소홀하면 음식을 먹고 난 후 배앓이를 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 통계(2018)에 따르면 음식에서 유발된 위장 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은 노로바이러스와 병원성 대장균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세계적으로도 연령·지역·계절을 따지지 않고 위장관염을 일으키는 병원균이다. 병원성 대장균은 기온이 오르면 기승을 부린다. 오염된 채소나 육류를 먹었을 때 감염되기 쉽다. 황색포도상구균·살모넬라·비브리오 등 여러 가지 미생물도 대표적인 원인균으로 꼽힌다.


원인균에 노출되면 구토나 묽은 설사가 흔히 나타나고 복통과 발열, 혈변을 동반한 염증성 설사를 할 수도 있다. 대부분 저절로 호전되지만 복통이 심하거나 38도 이상의 고열, 혈성 설사를 한 경우엔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음식을 매개로 한 위장 질환은 원인을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꽤 많다. 결국 식품 사고엔 예방만한 대처가 없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성인경 교수는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고 조리할 땐 신선한 식품을 선택해야 한다”며 “조리에 사용하는 모든 기구는 깨끗이 세척·소독하고 조리한 식품은 실온에 두지 않고 냉장 보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선한 식재료 장보기는 1시간 내

가정에서 식품을 안심하고 먹으려면 구매 단계부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장보기는 식품의 세균 수가 급속히 늘어나기 시작하는 60분을 넘지 않는 게 좋다. 쇼핑할 땐 쌀이나 통조림, 커피, 라면 등 냉장이 필요 없는 식품부터 장바구니에 담는다. 통조림이나 캔 식품을 살 땐 외형을 살피는 습관을 들인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단순 충격 탓이라면 큰 문제가 없지만 내부에 화학적인 변화가 생겨 캔이 부풀어 오르거나 찌그러질 수 있어 변형된 건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런 다음 채소·과일, 햄·소시지·우유·어묵 등 냉장이 필요한 가공식품, 닭고기·소고기·돼지고기 등 육류, 고등어·조개·게 등 어패류 순으로 장을 본 뒤 다른 곳에 들르지 않고 일찍 귀가해 바로 보관한다.


요즘엔 식재료를 온라인으로 주문해 배송받는 경우가 흔하다. 하 교수는 “냉장·냉동 식품을 상온에 오래 놔두면 신선도와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배송 시간과 온도가 관건이므로 배송 거리가 너무 멀지 않은지, 아이스팩 처리를 제대로 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정에서 주로 식품을 보관하는 장소는 냉장고다. 식품의 장기 보전을 위해선 냉장 온도는 5도 이하, 냉동 온도는 영하 18도 이하로 유지한다. 냉장고에 보관할 때도 식품별 명당자리가 따로 있다. 냉장실 안쪽엔 오래 두고 먹을 달걀이나 반찬을 포장 용기 그대로 혹은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한다. 온도 변화가 가장 심한 냉장실 문 쪽에는 금방 소진할 우유나 음료를 놓거나 잘 상하지 않는 조미료, 소스류를 보관한다. 금방 먹을 육류와 어패류는 서랍이 있는 신선칸에 넣어두고 어패류는 씻어서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한다. 채소·과일 역시 흙이나 이물질을 제거한 뒤 신선칸에 보관한다. 이때 과일은 종류별로 섞이지 않게 하고 채소는 씻어서 용기에 담는 게 좋다. 신문지로 싸서 넣기도 하는데 수분을 빼앗기고 잉크 같은 이물질이 묻을 수 있어 주의한다. 양이 많아 덜어 놓은 음식은 두 시간 이내로 식혀 냉장 보관하고 수저가 닿았던 남은 음식은 재가열해 보관하는데, 웬만하면 하루 이상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냉동실도 안쪽으로 갈수록 오래 보관할 식품을 넣는다. 조리 식품은 한 끼 먹을 만큼만 소분해 밀폐 용기나 백에 담아 상단에, 48시간 내 요리하지 않을 육류·어패류는 하단에 보관한다. 이때 육류·생선의 핏물은 식재료를 빨리 상하게 하므로 씻어서 물기를 제거한 후 보관한다. 냉장고는 내부 공기가 원활히 순환해 적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전체 용량의 70% 미만으로 채운다.


식재료를 냉장고에 쌓아두면 언제 사둔 것인지 알기 어려우니 용기나 포장지 외부에 보관 시작 날짜를 표기해 둔다. 냉장실 보관 식품은 가급적 일주일 단위로 소비하고 냉동실에 넣어둔 식품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3개월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 가공식품의 경우 유통기한을 수시로 확인하고 기한을 넘긴 식품은 곧바로 폐기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냉장고를 너무 과신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대전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는 “균은 냉장·냉동 상태에서 증식이 억제될 뿐 아예 죽는 것이 아니다”며 “가급적 적당량을 조리한 후 곧바로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요리할 때도 안전한 조리수칙을 따라야 안심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식중독의 약 25%는 조리기구에서 균이 옮겨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다. 오 교수는 “행주나 수세미는 물로 적절히 헹구면 깨끗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물로 3회 이상 헹궈도 대부분 균이 남아 있어 충분한 관리가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특히 조리도구 사용 시 가장 염두에 둘 건 교차 오염이다. 닭고기를 손질한 칼과 도마로 과일을 깎아 먹으면 교차 오염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숟가락·칼·도마 등 조리기구가 고기나 생선, 계란과 접촉했다면 세제로 닦은 다음 사용하거나 조리기구를 여러 개 준비해 뒀다가 용도에 따라 구분해 쓰는 것이 좋다. 사용한 칼과 도마는 뜨거운 물로 소독한 후 자연 건조하고 행주나 수세미는 끓는 물에 10분 이상 삶아준다.


식중독균 25%는 조리기구가 옮겨

냉동된 고기·생선을 해동할 땐 상온 해동을 피한다. 하 교수는 “상온에서 해동할 경우 미생물이 자라기 시작하고 물이 나오면서 품질이 떨어지기 쉽다”며 “빨리 해동하려면 흐르는 물에 담가놓고, 여유가 있다면 1~2일 전에 냉장실로 옮겨 해동시킨다”고 말했다. 전자레인지의 해동 기능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자칫 오래 돌리면 해동 중 익을 수 있으므로 용량을 따져 시간을 조절한다. 한 번 해동한 식품은 재냉동하지 않는 게 안전하다.


고기는 내부까지 완전히 익혀 조리하고 달걀도 웬만하면 노른자까지 익혀 먹는 게 좋다. 기온이 높은 날 도시락을 싸서 나들이 갈 땐 온도 상승으로 인한 미생물 증식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아이스박스에 넣거나 아이스팩 혹은 물이 든 페트병을 얼려 함께 보관해 가고 가급적 빨리 먹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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